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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던 모든 꿈이 현실이 되는 곳! 밀양시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입니다.
동네작가[강석훈]내가 도시를 떠난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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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떠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간 정들었던 사람과의 이별도 힘들고
43년 추억이 쌓인 공간들과 헤어짐은 더욱 힘들다
게다가 문명의 이기들로 가득 찬 도시의 편리함과 유익함을
단숨에 차버린다는 것은 참 바보짓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은 2년 동안 나에게 물었다
“이 감염병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냐?”
굳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 사피엔스가 생태계를 무지비하게 파괴한 결과란 걸!
그때부터 작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지난해 3월부터
나만의 이니스프리를 찾아 나섰다
대도시 부산에서 가깝지만 생태계가 살아있는 곳,
전원이지만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는 곳,
친구가 보고플 땐 단걸음에 달려갈 수 있는 곳,
그곳은 밀양이었다
밀양에서도 가장 편안한 곳이 무안이라
청도천 강변을 따라 벚꽃잎이 눈처럼 휘날리는 4월 어느 날
푸르른 둑방길을 걷다가 눈을 들어보니
탁 트인 들판 아스라이 사라지는 곳으로
산과 하늘이 맞닿고 그 지평선 너머 노을이 지고
“나는 그만 나를 잃고 말았네”
내 비록 가진 것 없어도 無, 마음 편안한 安 이곳
이곳이 고향 아니면 어느 곳이 내 고향이란 말인가?
우리는 그날로 바로 집을 계약하고 말았네
인생은 선택이고 선택에 대한 책임만 지면 그뿐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아쉬우랴!
우리가 4월부터 6월까지 부지런히
12년 된 촌집을 안팎으로 리모델링하고
제로 에너지를 실현해보고자 차고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이
우리 집 화단은 말없이 온갖 꽃 무리를 피워
이미 우리의 입주를 환영하고 있었다
7월 폭염이 맹위를 떨치던 어느 날
우리는 도시를 훌 쩍 떠나 이곳에 안기었다
정든 부산을 떠나오던 날
나는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이렇게 전했다
“나 이제 돌아가리라, 내 마음의 이니스프리 호도 아니면 월든 호수가로!
이제라도 이 도시를 떠나는 것은 내가 만든 오염으로 파괴된 도시에 대한 작은 참회일 뿐,
코로나 팬데믹을 만나 크게 반성하며 젊은이들에게 도시를 비켜주는 것은 작은 양심의 명령!
도시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벗어던지고 낮에는 흙 속에서 땀 흘리며 작은 생명들을 돌보고,
밤에는 조용하게 독서로 세상에 귀 기울이는 것은 나에게나 세상에게 도움 되는 일...”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