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상상하던 모든 꿈이 현실이 되는 곳! 밀양시귀농귀촌종합지원센터입니다.
동네작가[강석훈]전원 속 문화생활 즐기기 (2탄) -서각 선생과의 만남- | ||
---|---|---|
|
||
|
||
지난 해 봄
벚꽃이 활짝 핀 주말
밀양에서 전원주택을 찾을 때였다
풍경을 따라
이 마을 저 마을 돌다가
솔개가 춤을 춘다는 무연마을을
우연히 들렀다
어라,
이 마을은 참 재미있네
골목길을 따라
걸으니 집집마다
담벽에 그려진 시화에는
주인장들의 삶의 스토리가 닮겼다
열일곱 총각이
그 옛날 짝사랑했던 누나가 그리워
누나도 그때 그 사실을 알았는지
아직도 궁금하다는 이야기
강원도서 시집온 할매의
고달픈 인생 이야기는
시련을 이겨내고 오히려 그 속에서
감사함을 발견한 이야기는
삶의 지혜가 담겼다
마을에서 저 멀리 아래를 굽어보니
탁 트인 들판이 시원하고
벚꽃길로 단장한 진입로,
위양지를 비롯한
주변 풍광들이 매력이었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당장 이 마을이 궁금해졌다
밀양시홈페이지에서 살펴보니
'무연서각마을'이라 알려준다
그리고 집집마다
대문옆에 독특한 문패가 걸렸다
마을사람들이 서각교실에서 직접 배워
자신들이 글을 새긴
문패를 단 것이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그날 바로
서각교실 운영자를 탐색하니
현재 밀양여중에 근무하는
수석교사 곡목 선생이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하니
당장 주말에 놀라오라고 한다
무연마을 입구에 자리한
선생의 집은 '함소헌'이다
주인장의 마음이
고스란히 새겨진 이름인듯하다
'웃음을 머금은 집'
함소헌이다
우리 부부가 도착하니
주인장 부부는
처음보는 사이인데도
우리가 마치 십년지기인 것처럼
넉넉한 웃음으로 사람을 맞이한다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으니
바로 텃밭에서 파를 한 줌 뽑아
전을 부치고 준비한 막걸리를 내어놓는다
마치 오랫동안
객지를 헤매던 나그네가
고향에 온 기분이다
알고 보면
내 삶은 '언제나 최고'
다만 그때 알았더라면 더...
담벽에 걸린
시구들도 예사롭지 않다
짧지만 삶의 성찰에서 나오는
진실한 목소리들이어서 더욱 반갑다
막걸리를 한 잔 나누며
선생의 서각정신을 들었다
한마디로 '생각하는 서각'이다
누구나 똑같은
판에 박힌 글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만의 독특한
글씨체를 디자인하고
그 글씨를 새기는 것을 지향한다
지난해 가을,
이사를 하고 정신이 차려질 때쯤
다시 선생을 찾았다
마침 밀양 박물관에 전시할
'영남루' 현판 작업을 하고 있었다
알고보니 선생은
이미 유명하신 분이다~
서울 광화문 현판 복원작업에도 참여하고
대한민국서각대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한국서각협회 이사
와우~ 이런 분을 이곳에서 만나다니!
그리하여 우리도
늦가을부터
무연마을 서각교실에
참석하게 되었다
선생은 '생각하는' 서각을
특히 강조하였다
그래야 한 선생 밑에서도
다양한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 늦가을까지는
무연마을 서각교실에서 수업했다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씩
왕초보가 서각에 몰입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전원 속에서 문화를 즐기는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