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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작가[강석훈]아침을 깨우는 정원_3월에서 5월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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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부터
아침에 문을 열고 나서면
새로운 꽃들이 피어 나를 반긴다
이 순간 진하게 계절감을 느끼며
아, 정말 내가 전원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귀촌의 즐거움 중에
으뜸은 날마다 새로운 얼굴을 내미는
정원의 꽃들을 대하는 일이다
오늘은
우리 집 정원에 피어나는
봄 꽃들을 하나씩 소개해본다
3월에서 5월까지다
뭐니 해도 봄의 전령은 산수유다
노란 꽃잎들이 마치 따스한 햇살 같기도 하고
봄 햇살에 갓 부화한 병아리 같기도 하다
이어 텃밭에 매화가 피기 시작하면
농부의 손길이 바빠진다
나도 매화꽃 피는 때를 기다렸다가
텃밭 표고목에 종균을 넣었다
3월 17일 아침은
미선나무가 잎도 없이 하얀 꽃을 피웠다
나는 이 날 처음으로 이 꽃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3월 24일 아침은
드디어 백목련이 천지개벽처럼
큰 꽃송이를 하늘 향해 활짝 열었다
3월 30일 아침에는
아무도 돌보지 않았는데도
말없이 제비꽃이 돌 틈 사이를 비집고 나왔다
생명의 신비다
아쉽게 3월이 가고 드디어 4월이다
4월 6일 아침을 밝힌 것은
바로 '옥매화'다
덕분에 온 집안이 꽃분홍으로 훤하다
4월 9일 아침은
튜울립과 함께 열렸다
한 송이 꽃 속에는 온 우주가 담겼다
라일락 향기가 온 마당에
가득 흩날리던 날은 4월 14일 아침이다
4월 15일 아침은
고고한 자목련이
하늘 향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밤새 내린 빗방울을
온 몸에 촉촉히 머금고
모란이 피어난 것은 4월 26일 아침이다
아무도 몰래 테라스 처마 밑에
'큰 꽃 으아리'가 피어난 것을
발견한 아침은 4월 23일이다
그렇게 4월은 지나가고
테라스 앞 화단의 작은 연못 속에서
연꽃을 발견한 것은
어느덧 5월 12일 아침이다
이 날은 연꽃만 핀 게 아니다
5월을 알리는 장미가
이미 울타리를 덮고 있었다
5월 18일 오늘 아침은
드디어 인동초꽃이
하얀 꽃잎을 열고 있었다
이제 그 꽃 향기는
그 어느 향수보다도 더 매혹적으로
은은하게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매일 아침
끝없이 새로운 꽃들을 피워내는
이 자연과 정원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이다 |